환경감시일보, ESG 데일리 김동민 기자 |
정책 논쟁인가, 회피성 기만인가? – 태양광 설전에서 드러난 지도자의 책임!
남궁존 / 칼럼니스트
최근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벌어진 이재명 후보와 이준석 후보 간의 ‘태양광 설전’은 단순한 에너지 정책을 넘어, 지도자의 자질과 태도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되었다.
이재명 후보는 재생에너지 확대 방안으로 태양광 설비 구축을 제안했고, 이에 대해 이준석 후보는 “태풍 등 자연재해 시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어떻게 할 것이냐”며 현실적 문제를 지적했다. 정책 토론의 장에서는 당연히 나올 수 있는 질문이었고, 국민 역시 실질적인 대안을 기대했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는 해당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기보다 원론적인 말로 회피하거나, 논점을 비껴가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명확한 설명 없이 '듣기 좋은 말'로 포장한 답변은 정책 제안자의 책임 의식보다는 회피 전략에 가깝게 비쳤다.
지도자는 단지 미래 비전을 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위기 상황 속에서 그 비전이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설명해야 한다. 하지만 이날 이재명 후보의 태도는 복잡한 질문을 말장난으로 넘기려는 듯한 인상을 주었고, 이는 곧 유권자 기만으로 읽힐 수 있는 지점이었다.
이후 이준석 후보가 "사람들이 어려울 때 사이비 종교가 다가오는 것처럼, 가장 위험한 형태의 사람"이라고 이재명 후보를 비난한 발언은 명백히 도를 넘은 인신공격이었다. 그러나 그런 극단적 언사가 나온 배경에는, 이재명 후보의 애매한 답변과 비현실적인 태도가 어느 정도 빌미를 제공했다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다.
정책 논쟁은 정치의 본질이다. 국민은 정제된 찬반 논리를 통해 다양한 선택지를 살피고, 나아가 민주적 결정을 이끌어낸다. 그러나 질문에 대한 실질적 답변 없이 말을 돌리는 태도는 신뢰를 무너뜨리며, 정치 혐오를 키우는 지름길이 된다.
지도자가 갖춰야 할 자질은 단지 언변이 아니다. ‘무엇을 하겠다’보다 ‘어떻게 하겠다’에 대한 진정성 있는 해명이 요구된다. 지금 국민이 원하는 정치인은 화려한 수사를 구사하는 인물이 아니라, 불편한 질문에도 흔들림 없이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실력자다.
정치는 결국 책임의 언어다. 정책이 완전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부족함을 인정하고, 어떻게 보완할지를 말할 수 있는 용기야말로 진짜 지도자의 덕목이다.
이번 ‘태양광 설전’은 단순한 에너지 정책 논쟁을 넘어, 누가 책임을 회피하고 누가 책임지는지를 가르는 시금석이 되었다.
정치가 국민의 미래를 설계하고자 한다면, 그 출발점은 ‘품격 있는 토론 문화’에서 시작해야 한다. 정략적 공격보다 문제 해결 중심의 대화,감성보다 실천 가능한 비전 제시를 국민은 절실히 원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의 정책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고, 이준석 후보의 비판이 일리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치의 목적이 ‘국민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하는 것’이라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토론에서 포장보다 본질을 추구하는 정치인, 그리고 그 진위를 분별할 수 있는 유권자의 성숙한 통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