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데일리, 환경감시일보 민병돈 기자 | 꿈이 모이는 도시, 미래를 그리는 강남구(구청장 조성명)가 지난 3월부터 전국 최초로 저소득층의 정부 양곡 구매에 가상계좌 시스템을 도입했다.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은 정부 양곡(나라미)을 매달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그 절차를 보면, 매달 10일까지 신청자(가구주)가 주민센터에 양곡 구매를 신청하고 구매 대금을 주민센터 양곡 관리 계좌로 납부했으며, 22개 동에서는 최종 신청자 명단과 양곡 대금을 구청 사회보장과로 송금하고 구청은 이를 수합해 서울시에 입금하는 방식으로 업무가 이뤄졌다.
오래전부터 이같이 진행된 양곡 대금 입금 방식에는 동 주민센터 직원들의 숨은 어려움이 있었다. 담당자는 신청자와 입금자를 일일이 대조하며 확인해야 했고, 가구주가 신청하고 다른 가구원이나 가족이 입금하는 경우 매월 양곡 통장의 신청자(가구주)를 찾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으며, 구는 전산화가 보편화된 시대에 지금 같은 수작업은 시대에 뒤떨어진 행정력 낭비라고 보고, 지난 8월부터 세금 납부에 사용하고 있는 가상계좌 방식을 적용하기로 하고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현재 일부 시·군에서 사용하고 있는 지방재정관리시스템(차세대e호조)의 가상계좌 방식은 매달 가상계좌번호가 바뀌기 때문에 양곡 대금을 자동 이체하는 사람들에게는 불편했고, 직원들도 매월 새로운 가상계좌번호 발급을 위해 구입자 명단을 시스템에 일일이 입력하고 발급된 새로운 계좌번호를 다시 안내해야 했다.
구는 이 같은 가상계좌 방식의 문제를 면밀히 검토 후 정부양곡 가상계좌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개발·운영하며, 이 시스템은 저소득층 1,800여 가구에 고정된 고유의 가상계좌를 매칭함으로써 앞서 언급된 가상계좌 입금 방식의 문제를 해소하고, 실시간으로 입금자 및 입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3월 실무에 첫 적용해 효과를 봤다. 4월 양곡 신청자들은 부여된 가상계좌로 대금을 납부하고, 구청과 동 주민센터 직원들은 은행에 가지 않고도 가상계좌 시스템에서 실시간으로 입금자 및 금액을 확인하고 신청자 명단을 확정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입금자 확인과 명단 작성에 필요한 업무 처리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또한, 양곡 대금을 입금받았던 주민센터 계좌가 사라지면서 행정 절차도 덩달아 간소화됐으며, 신청자→동 주민센터→구청→서울시 단계를 거쳐야 했던 절차는 신청자→구청→서울시로 축소되면서 보다 신속한 행정처리가 가능해졌고, 이와 함께 입금자를 찾지 못해 양곡 신청을 하지 못하고 잔액으로 남아 있던 통장 관리 문제도 해결됐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지금까지 지자체에서 관행처럼 해온 업무 방식에서 벗어나 구민과 직원 모두에게 편리한 방식으로 개선해 행정의 혁신을 이끌었다”며 “불필요한 수작업 시간을 없애고, 그 단축된 시간을 구민들에게 양질의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