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감시일보, ESG 데일리 김동민 기자 |
‘사철가’가 던지는 울림
남궁존 / 칼럼니스트
우리 민족의 정서와 삶의 철학이 담긴 소리, ‘사철가’는 단순한 단가(短歌)가 아니다.
그 속에는 인간의 도리와 사회적 윤리, 양심과 정의에 대한 깊은 성찰이 녹아 있다.
조상현 명창이 불러낸 이 노래 속에는 시대를 넘어서는 해학과 풍자의 미학, 그리고 한민족의 집단지성이 담겨 있다.
“팔십을 산다 해도 걱정과 병든 날 다 제하면 단 사십도 못 사는 인생, 아차 한 번 죽어지면 북망산천 흙이로구나. 사후의 만반진수는 생전의 한 잔 술만 못하니라.”
이 구절은 인생의 허무와 실존을 담담하게 노래하면서도, 우리에게 지금 이 순간의 삶과 사람됨에 대해 묻는다.
그리고 이어지는 대목에서 더욱 통렬한 풍자가 이어진다.
“국곡(國穀) 투식하는 놈과 부모 불효하는 놈과 형제 화목 못하는 놈, 차례로 잡아다가 저 세상 먼저 보내고, 남은 벗님네들 모여 앉아 술 한 잔 기울이세.”
곡식을 훔쳐 배를 채우는 자, 부모에게 불효하는 자, 형제와도 화목하지 못한 자에 대한 질타는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이는 단순한 옛 노래가 아니라, 공동체 윤리와 정의에 대한 경종이며, 무너지는 도덕성과 망가진 공직윤리에 대한 시대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며칠 후, 대한민국은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는
‘사철가’가 던지는 물음을 다시 떠올릴 필요가 있다.
과연 국곡을 탐하는 자,
즉 국민의 세금과 권력을 사유화하는 자를 다시금 권좌에 앉혀도 되는가?
부모에게 불효하고,
즉 역사를 왜곡하고 선열의 헌신을 가볍게 여기는 자에게 이 나라를 맡겨도 되는가?
형제와 화목하지 못한 자,
즉 국민을 분열시키고 공동체를 해치는 자를 선택해도 되는가?
정치는 곧 윤리요, 나라의 근간은 가정의 도리로부터 시작된다.
가정이 화목해야 사회가 안정되고, 사회가 정의로워야 국가가 바로 설 수 있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니다.
무너진 정의를 바로 세우고, 잊힌 효도를 되살리며, 깨어진 화목을 회복하는 길목이다.
국민 개개인의 한 표는 그 자체로 도덕성과 공공성을 회복하는 첫걸음이다.
‘사철가’의 울림은 지금도 유효하다.
우리는 노래 속 그 경고를 마음에 새기며, 정의롭고 양심적인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
나라의 내일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현명한 선택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