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1 (금)

  • 맑음동두천 -4.6℃
  • 맑음강릉 -0.3℃
  • 맑음서울 -3.9℃
  • 맑음대전 -2.8℃
  • 구름조금대구 0.3℃
  • 구름많음울산 1.7℃
  • 맑음광주 -2.2℃
  • 구름많음부산 3.6℃
  • 흐림고창 -2.9℃
  • 흐림제주 2.2℃
  • 맑음강화 -4.7℃
  • 맑음보은 -3.3℃
  • 구름많음금산 -3.0℃
  • 구름많음강진군 -1.1℃
  • 구름많음경주시 0.8℃
  • 구름조금거제 3.2℃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박기성 칼럼] 어머니의 지팡이

대전주님의교회 담임목사

 

터키 서부에 베르가마(Bergama)라는 작은 도시가 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버가모(Pergamos, 계 2:12)의 현재 지명입니다. 그곳에 가면 세계 최초의 종합병원인 아스클레피온(Asclepion) 유적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Asklepios)의 신전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의학과 병원에 관련된 기관의 휘장에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가 그려진 것도 이것 때문입니다. 

 

그런데 본래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에 휘감긴 뱀은 한 마리입니다. 하지만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겠으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한의사협회의 휘장에는 두 마리의 뱀이 휘감기고 날개달린 지팡이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두 마리의 뱀이 휘감기고 날개가 달린 지팡이는 사실 헤르메스(Hermes)의 지팡이입니다. 신약성경의 사도행전에도 등장하는 헤르메스(행 14:12)는 다양한 일을 하는 그리스의 신이지만 그 중에서도 그의 주된 역할은 ‘전령’(messenger)입니다. 전령의 생명은 ‘신속’(迅速)입니다.

 

그래서 그리스 사람들은 헤르메스를 그릴 때에 그의 모자와 신발, 그리고 여행자의 필수품인 지팡이에 날개를 그려 넣었습니다. 그런데 헤르메스의 지팡이에는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와는 달리 두 마리의 뱀이 휘감겨 있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지난주에 익산에 홀로 계시는 어머니를 뵙고 왔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전화 통화만 자주 하고 오랫동안 뵙지를 못했습니다. 오랜 만에 찾아 뵌 어머니의 손에 낯선 물건이 쥐어져 있었습니다. 지팡이입니다.

 

오랫동안 혈액투석을 해 오신 어머니가 몇 년 전부터는 허리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임시로 등산을 할 때 사용하던 스틱을 드리면서 “지팡이를 사 드릴까요?” 했었습니다.

 

하지만 창피하시다면서 지팡이를 거절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완강히 버티셨던 어머니의 손에 지팡이가 들려 있는 것입니다. 순간 눈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안쓰러움과 죄송함이 한꺼번에 밀려왔기 때문입니다.

 

당황스러워하는 아들의 마음을 알아차리셨는지 어머니는 “처음에는 좀 그르트만, 이제는 괜찮아졌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80평생의 삶의 무게를 이제는 저 작은 지팡이에 실어 버티셔야 합니다. 아니 지팡이를 짚을 기력이나마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겠습니다.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든, 헤르메스의 지팡이든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하얗게 속이 훤히 보이는 머리를 감추기 위해 쓰시는 어머니의 모자에도, 몇 걸음이지만 그래도 살기 위해 걸으시는 신발에도, 더 이상 부끄러움은 사치일 수밖에 없어 짚으시는 지팡이에도 날개가 돋쳤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텃밭이든, 예배당이든, 아들네에든 가고 싶으신 곳이 어디이든 마음껏 다니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포토뉴스

더보기


정치

더보기
김동연 “경기북부특자도, 정부가 어떤 결정 내리든 계속해서 담대하게 추진”
ESG 데일리, 환경감시일보 김용태 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추진과 관련해 경기도에서 해야할 일은 다했으며 정부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김 지사는 정부 결정이 도의 의사와 다를 경우에도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추진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김동연 지사는 12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깨우다! 대한민국 성장 잠재력,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국회토론회’에 참석해 “지금 8부능선에서 캠프를 차리고 주민투표에 대한 중앙정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주민투표에 대한 정부의 결정을 담담히 그리고 의연하게 기다리겠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 결정에 상관없이 계속해서 담대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혹시 정부 결정이 미뤄지거나 또는 우리 바람대로 되지 않더라도 한결같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추진하겠다. 생각하고 있는 계획을 앞으로도 (계속) 밀고 나가겠다”며 “21대 국회에서 이 특별법을 통과시킬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빠른 시간 내에 답을 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 지사는 이어 “서울의 확장과 일부 특정 시의 서울 편입 문제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준비와 다르게 아무런 준비 없이 정치적 목

경제

더보기
인천시, 지하도상가 활성화 대책 논의
ESG 데일리, 환경감시일보 김용태 기자 | 인천광역시는 지하도상가 활성화를 위해 ‘지하도상가활성화 협의회’를 구성하고 2월 21일 시청 회의실에서 제1차 협의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인천시의회 의원, 임차인 추천자, 마케팅 관련 대학교수, 시설공단 등 7명으로 구성됐으며, 추가로도 위촉할 계획이다. 지하도상가 양도·양수 및 전대는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지난해 5월 인천시는 법적 범위 내에서 임·전차인 보호대책을 담은 개정 조례를 공포했다. 이후 임·전차인이 서로 의견을 교환해 누가 상가를 직접 영업할지를 결정해 대다수 점포가 직영화로 전환했고, 현재는 상위법령에 맞게 지하도상가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인천시가 개정조례 후속조치를 마무리하고 앞으로 지하도상가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회의에는 이명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의원을 포함해 분야별 관계자가 참석해 지하도상가 경쟁력 강화와 상권 활성화 방안들을 제안하고 논의했다. 인천시에서는 임차인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20년부터 4년간 공공용 통로부분 관리비 약 38억 7천만 원을 지원했고, 지난해부터는 14개 상가에 마케팅비 총 1억 4천만 원( 14개

사회

더보기
동대문구, 해빙기 도로 및 도로시설물 안전 점검
ESG 데일리, 환경감시일보 장래천 기자 | 서울 동대문구(구청장 이필형)는 해빙기를 맞아 3월 15일까지 관내 보도·차도, 도로시설물에 대해 안전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안전점검은 겨울철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안전사고를 방지하고, 사전에 위험요소 및 시민 불편사항을 신속히 정비하여 안심하고 걷기 좋은 보행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추진한다. 중점 점검사항으로는 ▲보도의 침하·파손 등 통행 불편 사항 ▲보도 인근 지하철 환기구, 분전반 기초 등 구조물 주변 보도 침하 여부 ▲재개발·재건축, 지하철 공사 등으로 인한 굴토구간 보도 침하 여부 ▲교량·육교 구조물의 손상여부 및 변형정도 등으로, 해빙기에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도로(보도), 콘크리트 옹벽, 교량 등을 점검한다. 점검은 6개의 점검반을 운영해, 각 노선별로 해당 담당자가 토목구조분야 민간전문가와 함께 직접 순찰하며 진행되며, 안전점검을 통해 발견된 단순·경미한 사항은 구 도로유지보수반이 신속히 응급 보수하고, 단기 조치가 어려운 규모의 사항은 정비 계획을 수립해 상반기 내 정비 완료할 계획이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이번 점검을 통해 지반 동결과 해빙기 융해로 인한